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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일과 어찌할 수 없는 일 (부조리, 실존 그리고 기생충) 기생충에 쏟아졌던 찬사들을 잠깐 다시 되돌아 봅시다. 전례 없는 영화라는 세간의 평가가 마냥 호들갑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자유분방하고 예측을 불허하는 작품은 고평가 받을 만하죠. 독창적인 발상과 적절히 뿌려진 맥거핀 덕분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웃기다가도 씁쓸하게 만드는 대사는 블랙코미디의 극치를 보여주고, 쏟아지는 폭우와 함께 계단따라 아래로만 내려가는 탈출씬의 서스펜스는 왠만한 스릴러 이상의 긴장감을 조성하여 심장이 터질 정도로 요동치게 만듭니다. 연출도 연출이지만 정재일 음악 감독이 휼륭하게 역할을 수행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제를 암시하는 상승과 하강의 이미지는 계속 반복되며 관객들을 답답하게 만들고, 빛을 적재적소에 사용한 아름다운 영상미는 비극적 순간에 사용됨으로써 더욱 빛을 발하네요 .. 2020. 9. 16.
재벌가의 이혼과 아주 오래된 농담 2020년 1월에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의 이혼 소송이 끝났습니다. 과정이 길었으나 결론만 요약하자면 이부진 사장이 자녀 양육권을 가지고, 임우재 전 고문에게 위자료로 약 141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었습니다. 이는 임우재 전 고문이 이부진 사장의 재산 2조 5000억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액수라며 요구했던 위자료 1조 2000억원의 0.7%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법원이 이러한 판결에 대해 내리기까지 결혼 시에 가지고 있었던 재산, 자산 형성에 미친 기여도, 자녀 양육에 적합한 환경, 이혼의 귀책 사유 등에 대한 여러가지 고려가 있었을 겁니다. 판결에 수긍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법적인 판결과 별개로 이 작품이 생각이 나더군요. 이 책의.. 2020. 6. 2.